경제학자 171명, 한미FTA중단요청. 나라 위태.

경제학자 171명 “한미 FTA 원점 재검토” 촉구

[프레시안 2006-07-06 17:23]

[프레시안 송호균/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은 현 정부 최대의 국정실패로 기록될 것이다.”

한미 FTA가 야기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171명의 경제학자들을 대표한 김수행 서울대 교수 등 7명의 경제학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달개비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한미 FTA 졸속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각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 연구원, 박사과정 대학원생 등 총 171명의 경제학자들이 서명한 성명서 ‘한미 FTA 협상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견해’를 발표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형기 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 전현직 노무현 정부 정책참모들과 경제학계의 원로인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 주종환 동국대 명예교수 등의 서명도 들어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미 FTA의 파괴적 효과는 엄청날 것”

기자회견에서 참여사회연구소의 소장인 이병천 교수는 “국민들에게 한미 FTA 추진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FTA가 체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알리는 것이 경제학자의 책임”이라며 “현 정부의 한미 FTA 추진은 엄청난 문제점을 안고 있으며 노무현 정부의 최대 국정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세대학교 홍훈 교수는 “정부는 한미 FTA가 경제성장과 양극화 극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시스템의 선진화도 이룰 수 있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장밋빛 전망은 근거가 없으며 정부의 개방 만능주의에 입각한 한미 FTA 추진은 우리 경제의 전 영역에서 강자는 이기고 약자는 죽는 약육강식의 정글 게임을 통해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김수행 교수도 같은 맥락에서 “미국 대학 출신의 일부 주류 경제학자들은 한미 FTA 문제를 놓고 실증적 근거도 없이 이데올로기 공세를 펼치고 있다”면서 “이들은 개방을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와 일부 재벌기업의 경제적 이윤만을 고려할 뿐 노동자·농민의 삶의 파괴와 중소기업의 몰락이라는 결과에는 주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쟁력 제고? 산업기반 자체가 무너진다”

▲ 연세대의 홍훈 교수(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 협상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견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프레시안

경제학자들은 특히 한미 FTA를 통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는 한미 FTA를 통한 ‘쇼크요법’을 이야기하지만 이같은 충격요법을 신뢰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없다”며 “특히 국내 서비스 산업의 취약한 경쟁력을 고려하면 안이한 충격요법은 그나마의 기반마저 와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병천 교수는 “FTA 자체가 경제학적 개념이기 때문에 경제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졸속적이고 독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 FTA의 어두운 실상을 국민들이 보다 정확히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상지대학교의 김성훈 총장, 중앙대학교의 윤석원 교수 등 농업경제학자 45명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를 통해 미국의 요구가 관철되어 쌀시장마저 개방된다면 농업생산액이 7조~9조 원 정도 줄어들어 농촌 지역사회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는 비민주적인 한미 FTA의 정부는 비민주적인 한미 FTA의 일방적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