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경제인데 경제를 찢어발긴 경제 대통령

지만원 글 집주인이 정원사에게 정원을 안목 있게 꾸며달라고 부탁했다. 정원사는 그의 안목으로 정원을 꾸며놓았다. 그런데 꾸며놓은 정원은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주인의 안목과 정원사의 안목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박대통령은 장관들에게 일을 시킬 때 확실한 지침을 주었다. 일이 틀려지기 전에 현장에 나가 일이 빗나가지 않도록 점검했다. 여느 대통령들 같으면 국방장관을 불러 “장관, 자주국방을 위한 무기를 개발해야 하겠으니  연구를 해오시오” 이렇게 지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국방장관, 합참의장, 국방과학연구소장을 청와대에 불러 이렇게 말했다. “여기 M-16 소총이 있소, 이것은 81mm 박격포요. 이와 똑같은 것들을 1년 안에 만드시오”이것이 박대통령의 리더십이었다. 그는 과학기술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하여 해외에 나가있는 과학기술자들을 대거 유치하고, 연구소들을 만들고, 기업에 나가 제작공법과 품질관리를 지도하게 했고, 과학기술처를 새로 만들고 가장 정직한 학자를 찾아내 과기처 장관으로 앉혔다. 그는 과기처 장관이 만나기를 원하면 언제라도 만나주었고, 얼마든지 오랜 시간을 할애해주었으며, 틈틈이 연구소를 찾아 과학기술자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과학기술 인프라와 이를 돌보는 과기부의 역할이 오늘날의 한국과학을 이끌어 온 것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과학과 기술을 분리하여 과학은 교육부로 흡수시키고, 기술은 산업자원부로 흡수시켰다. 과기부는 첨단을 지향하는 부처이고, 교육부는 정부부처 중에서 국가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들을 들을 만큼 구태의연한 기관이었다. 이 두 개를 하나로 합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가히 짐작이 간다. 과학에 대해서는 인수위가 박대통령과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과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 분야는 과학기술부 중에서도 한 분야를 이룰 만큼 규모가 크기 때문에 따로 분리했다. 따로 분리한 이후 한국의 IT 산업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이렇게 잘 나가는 두 개의 과학기술 분야의 부처를, 과학기술을 키우는 중요한 두 개의 대들보를 가차 없이 ‘사실상 폐지’시키는 것은 한국의 앞날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 올 것으로 짐작된다.     정보통신부의 탄생과정을 잠시 살펴보자. 1990년, 정보통신산업 육성과 기술개발을 위해 체신부에 정보통신국을 신설했다. 오명 박사의 작품이었다. 이는 다시 1991년에 통신정책실로 커졌다. 1994년 12월, 부처별로 분산된 정보통신업부를 일원화하여 정보통신부로 확대 개편했다. 상공부(정보통신망접속기기), 과학기술부(소프트웨어), 체신부(정보통신망)에 있는 정보기술(IT) 관련기능들을 통합한 것이다. 정보통신부는 14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오늘날의 IT산업과 IT강국을 육성시켰다. 와이브로·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 국내개발 기술을 세계표준화 시켰고,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세계최초 상용화 등으로 세계적인 명성도 얻었다. 이로 인해 한국은 휴대폰수출 세계2위 국가로 부상했다.IT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4.4%에서 2006년 16.2%로 4배 로 늘어났고, IT산업이 GDP 성장에 기여한 비율도 1996년 10.6%에서 2006년 40.8%로 증가했다(spillover effect).  UN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디지털기회지수에서 3년 연속(2005~2007년) 1위를 차지했고, 국가정보화지수도 1996년 세계21위에서 2006년 3위로 상승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는 유관기능을 하나로 통합하고 장관차원에서 투자와 기업 지원을 집중적으로 드라이브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IT관련 기능을 또 다시 1990년 이전의 상태로 분산시키고 있다. IT는 지식경제부로, 전자정부 및 정보보호는 행정안전부로, 콘텐츠는 문화부로, 방송통신서비스 진흥 및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로 분산시켰다. 이렇게 엄청난 과학기술 파괴행위에 대해 정치권과 국민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손학규가 이끄는 통합민주당 역시 해양수산부 문제만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는 경제발전의 쌍발엔진이다. 새 정부는 소리 나지 않게 국가의 성장 동력의 순을 자르고 있는 것이다. 당선자는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경제를 안목있게 발전시키겠다고 약속했고 그것을 믿고 국민은 그에게 표를 주었다. 그런데 그는 정원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잘생긴 소나무를 베어버렸다. 경제에 대한 안목이 너무나 다른 것이다.2008.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