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맹세를 폐하라.(펌)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8살 이상이면 경험하게 되는 그것.

국기에 대한 맹세.

지금와서 생각하면, 이걸 만들어 독재자에게 바친 충청남도 교육위원회가 김일성 부자에게 충성하던 공산당 조직과 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다.(차이? 김일성 부자는 굶겨죽이고 박정희는 때리거나 총질해서 죽이고?)

대체 어디에 충성을 다 한다는 걸까? 천천히 읽어보라. 어디에 충성한다는 말은 살짝 빠져 있다. 어딜까? 태극기는 아닐테고, 국가와 민족?

국가라는 것은 실체가 아니다. 국가는 주권, 영토, 국민의 세가지 요소로 이루어 진다는 것은 초등학교만 졸업했다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럼 이 세가지 요소에 충성을 다한다?

영토? 누가 땅에게 충성을 바치나? 주권? 그거 국민한테 나온다. 국가가 뭔가 행한다는 것은 곧 그 국가의 구성원들이 뭔가 행한다는 말과 같다. 국가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자치의회의원 모두 대리인으로 선출된 사람들이다. 즉, 내 권력을 가지고 저들이 빌려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다.

그럼, 국민? 하하~ 내가 국민인데 내가 나한테 충성을 바치라고?

같은 맥락에서 민족도 조용히 사그라든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하는 나로서도 한심한 말이지만 국가와 민족은 사랑할 대상이지 충성을 다할 대상은 아니다. 아니 될 수가 없다.

그럼 누굴까? 누구한테 충성을 다할까? 그 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누군지 알면 답이 보일 것 같기도 하다. 바로 민족의 태양이시며 구원자! 그 이름도 찬란하신 故 박정희 대통령 각하가 아니신가?

소위 한 도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양반들이 문장 요소를 낼름 빼먹어서 의미도 모호한 문장을 충성의 이름으로 ‘진상’하면, 독재 정부는 아무 여과 없이 ‘수용’해 전국에 ‘하사’한다. 환상적인 콤비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과잉 충성과 빗나간 권력욕이 빚은 이 촌극으로 국민들은 누구한테 하는지도 모르면서 충성 맹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박정희, 박정희 지겹다. 언제까지 박정희 노래를 부를건가? 언제까지 박정희 벗겨 먹을건가? 박정희가 남긴 것, 깨끗이 치우면 건드리는 사람도 없다. 누가 굳이 땅 파서 시체 냄새 맡으려고 하겠나. 박정희 말고도 한국 근현대사 할 말 많다. 자꾸 죽은 사람 땅 밖으로 끄집어 내니까 죽은 뒤에도 얻어 맞는 거다. 좀 이런 말도 안 되는 ‘맹세’같은 거 좀 없애야 한다. 진정 박정희를 지우고 싶다면, 혹은 진정 박정희를 위한다면.

-같은 맥락으로 ‘애국가’ 4절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충성을 다하여’ 이 부분도 교정이 필요하다. 대체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어디에 충성을 다하여야 할까? 이 가사는 보통 작자 미상으로 알려져 있지만 윤치호라는 사람이 1907년에 쓴 것으로 보아 그 이전부터 존재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1907년이면 순종 즉위년도이다. 즉, 아직 한반도가 대한제국의 영토일 때이다. 따라서 여기서의 충성은 황제에게 한 것으로 보는 것이 제일 타당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 부분을 지금까지 쓰고 있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헌법 제1조 1항에서 보듯 대한민국은 1948년부터 민주공화국이고 따라서, 충성을 바쳐야 할 황제 따위는 사라진지 100년 가까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저 욕으로 일관 하실 분, 빨갱이만 국기에 대한 맹세 반대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살살 비꼬다가 나가실 분, 이 글에 맞장구치기 위해 욕으로 도배하실 분등의 댓글을 정중히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