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 조선족

밉상이던 조선족, 이제는…에서 발췌
한국 국제노동재단 취업강사 김일남

한국에서 재한 조선족 현황을 잘 아는 조선족이 있냐는 물음에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김일남 씨를 소개한다.

“재한조선족이요? 밉상이죠.” 재한 조선족들의 권익을 위해 십여 년간 노력한 김일남 씨의 입에서는 한숨 섞인 푸념과 안타까운 이야기가 줄줄이 쏟아진다.


울 대림동 지하철역을 나오면 바로 보이는 국제노동재단 취업교육 사무실에 들어서니 김일남(55) 씨는 그를 찾아온 조선족들과
상담을 하고 있었다. 중학교 교사 같은 인상의 김일남 씨는 인터뷰 중에도 걸려오는 조선족들의 상담 전화로 분주했다.


이룽장성(黑龙江省) 닝안현(宁安县) 출신의 김남일 씨는 한국에 온지 11년이 된 한국 생활 베테랑이다. 그는 한국 국제노동재단
상업연수생 강사로 초빙돼 다년간 한국에 입국한 조선족을 대상으로 현장교육과 취업교육 그리고 재입국 강의를 해왔다. 때문에 그는
재한 조선족들의 애환을 가장 많이 듣고 본 사람이기도 하다.

“조선족 믿을 수 없다는 한국 사람들의 말 다 이유가 있습니다. 조선조들은 자기밖에 모르죠. 같은 조선족인 나도 실망할 때가 많은데 하물며…….”

김일남 씨는 한국에서 조선족의 권익을 찾아주기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느낀 점을 이와 같이 말하며 구체적인 실례를 들었다.

몇 년 전 서울에 홍수가 났을 당시 대부분 세를 들어 살고 있던 조선족들도 피해가 많았다. 김 씨는 이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보고해 많은 사람들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런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못 들었어요. 보조금 가지고는 다들 도망치듯 가버렸습니다.”

김 씨는 조선족들이 이런 보조금은 다 챙겨 받으면서도 일단 조선족 관련 행사에 후원을 부탁하면 돈 한 푼을 내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 정부의 불법체류자 자진귀국 프로그램이 시행됐다. 불법체류를 하던 조선족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김일남 씨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진귀국 행사를 계획했다. 이 대회는 5만 8천 명의 불법체류자가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
행사에서는 연변가무단의 공연과 더불어 한명숙 전 총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축전도 있었다.

“당시 행사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족 업체가 집중된 가리봉동을 찾았지만, 40여 개의 가게들은 한국돈 2~3만 원 정도의 후원금도 쉽게 내주지
않아 후원금 모금을 거의 받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장은 “사장님 안 계시는데요”라고 까지 하더라고요.”

결국 이 지역 한국인 업체들이 “조선족 동포를 위한 좋은 모임”이라며 후원금을 내놓았다고 한다. 

재한 조선족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 중 하나는 바로 법에 무지하다는 것이다. 엉터리 사기꾼들의 말에는 귀를 잘 기울이면서도 무료로 배포되는 교육정보지는 보려 하지를 않는다. 속지 말라고 백날 얘기해도 또 속으니 할 말이 없다.


기꾼들은 재한 조선족의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다. “돈 얼마만 있으면 국적 바꿀 수 있다”, “2만 위안이면 비자 나온다”
같은 엉터리 거짓말에도 선뜻 큰 돈을 건넨다. 하지만 무료로 무언가를 가르쳐준다든지 하면 오히려 더 믿지를 않는다. 그저 가짜
여행사의 말만 믿고 피땀 흘려 번 큰 돈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그저 월급을 많이 준다는 말에 또 속고 만다.

김일남
씨는 “배운 것이 없어 무지한 것입니다. 재한 조선족의 80% 이상이 농촌 출신이어서 교육 수준이 대부분 낮습니다. 이런
조선족들이 조선족의 그릇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어 문제입니다. 더 이상은 ‘가장 우수한 민족’이라는 자랑을 할 수 없게
말이죠”라고 말했다.

또한 “조선족 불법체류 신고는 대부분 내부 고발로 이뤄진다니 참 우습죠. 치정이든지, 마작할 때 돈을 안 꿔줬다든지,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라며 한숨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