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박찬욱의 화려한 졸작!!

복수의 사슬을 끊고 외부로, 구원으로.

예견된 자살과 순교의 미묘한 일치.

진화하지 않은 그때 그 송강호.

진화하지 않은 오히려 퇴행한 박찬욱.

진부한 복선과 충분히 예상되는 이야기 전개 그러나 무리한 전개,

화려한 영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껍데기.

 

누구나 영화를 보고 하는 말. 영화는 잘 만들었네.(칸에서 상이나 받았으니 이만한 평가를 받는 거겠지.)

그런데 그가 좋아했다던 B급 영화와 연극적인 연기가 이 영화에서는 거의 모욕당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전형적이었다.

B급 영화가 아니려고 B급 영화를 흉내려 하면서, 정말 B급 영화가 되어버린 영화.


그 중에서도 건진 건 두 연기자. 김옥빈, 김해숙

그래도 한명을 꼽으라면,

난, 김해숙!

이 배우는 이미 인정받은 배우이긴 하지만 정말 꼬집고 넘어가자면.

이 배우는 (세상에!) 말없이 눈을 깜박이는 것만으로도 연기를 대사로 전달할 수 있는 배우이다.

반면 김옥빈은 박찬욱의 영화와 연극을 적절히 오가려고 하면서 가끔 갈피를 못잡는 듯 보인다.

그래도 연기는 준수했다.

반면 신하균과 박인환 음…

신하균은 정말 그런 연기 전문 배우로 나서려는 건가? 너무 전형적인 데다, 영화 전반에 좀 넘치다 싶은 연기를 보여준다.

박인환은 연기 문제보다는 너무 전형적으로 은폐된 욕망을 드러내는 신부로 등장한다는 게 아쉽다.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반응만을 불러 일으킨 캐릭터… 박인환이 아니라 누구라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성격없는 배역.


복수 4부작(사실 쓰리 몬스터를 합쳐서)의 폭력이라는 연쇄반응을 끊기 위해 쓰인 신부라는 모티브. 영화 시작부터 나오는 자살과 순교의 구별 불가능성에 대한 아주 (뻔하다는 의미에서) 무례한 복선. 결국 자살이라는 모티브가 복수의 폭력적 폐쇄체계 밖으로 벗어나는 구원의 행위와 연결된다는 점. 이것이 이영화의 주제를 결자해지(結者解之)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송강호는 복수 시리즈에서 복수를 가동시키고 복수를 불렀던 원인제공자라는 생각을 하면, 이 영화의 주제가 결자해지가 아니고 무엇일까!


은근히 걱정되는 건 박찬욱 영화가 홍상수 영화처럼 차이 없는 반복을 보여주는 영화만을 만드는 또하나의 감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 

 

이 영화가 결국 보여주려는 건 결자해지(結者解之) 아냐?

 

피비린내를 세련되게 낼 수 있는 그의 이번 작품은 ‘화려한 졸작!’이라고 말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