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운 일본 구장, 더 부러운 일본 관중

‘부러운’ 일본 구장, ‘더 부러운’ 일본 관중

“최~강 삼성!”.

도쿄돔 외야 스탠드에 낯익은 박자의 구호가 울려퍼졌다. 지난 13일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5 결승전에서 일본 롯데가 우승을 차지하자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은 우승의 환호와 함께 패자에 대한 위로도 잊지 않았다. 3루쪽 삼성 응원단이 경기 내내 외쳤던 구호를 금세 배워 따라한 것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4년이나 뛴 경험이 있는 선동렬 삼성 감독은 결승전에 앞서 “일본 프로야구 구장 시설들이 부럽다”고 말했다. 부러워서 부럽다고 한 것보다는 낙후된 국내 구장들을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낸 것이다.

구장만큼이나 부러움의 대상은 롯데 관중들의 관전 태도와 응원이었다.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 12개 팀 중 1등”이라고 표현한 롯데 팬들은 대회 내내 질서정연하면서도 일사불란한 응원으로 홈 팀 롯데를 열광적으로 성원했다. ‘날려버려 이승엽!’처럼 선수 개개인에 맞춰 만든 구호를 도쿄돔이 떠나가도록 쩌렁쩌렁하게 외쳐대 선수들의 집중력을 극대화시키는 응원이 인상적이었다.

응원 방식이야 나라마다 정서의 차이가 있겠지만 진짜 부러운 건 관중 그 자체였다. 친선경기에 가까운 이번 시리즈에서도 도쿄돔엔 결승전에 3만 7000여 명의 대관중이 운집했다. 앞서 약체 중국과 예선전에도 2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포스트시즌도 만원이 되지 않는 경기가 있는 한국 프로야구를 지켜봐온 국내 취재진의 눈엔 일본인들의 야구에 대한 끝없는 애정에 경외감마저 느껴질 따름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도 일본처럼 매 경기 빼곡히 들어찬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한다면 한결 더 수준 높은 플레이를 펼쳐보일 것이다. 올 시즌 6년만에 관중 300만 명을 돌파한 한국 프로야구가 내년엔 더욱 인기를 회복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