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노림수

지난4월 21일, 현 정부 들어 남북 당국 간에 만난 최초의 공식 접촉이 양측 대표들이 만난 지 22분 만에 끝났다. 그것도 남북 대표들의 접촉문제를 놓고 7차례나 교섭을 벌인 끝에 대표들이 만났는데, 북측은 우리 측의 이야기를 아예 들어보려 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들의 할 말만 통보하고 접촉을 끝냈다. 우리 측은 북측이 억류하고 있는 현대 아산측 근로자의 신병을 인도할 것과 육로통행 및 체류제한조치 철회, 국가원수에 대한 비방 중상 금지 등 남북 간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 간 접촉을 제안했다. 그리고 북한이 우리의 PSI참여 방침에 대해 강력 발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한반도 수역에서는 남북해운합의서가 적용되기 때문에 대결.선전포고‘운운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16일 북한이 “중대한 사안이 있어 통보할 것이 있으니 개성공단과 관련한 책임 있는 당국자를 나오라”고 개성공단 체널을 통해 우리측에 통보하여 이루어진 남북 간의 접촉이여서 내외의 관심을 끌었으나 북한은 치졸한 수법으로 우리를 또다시 실망시켰다. 이번 접촉에서 북한은 개성공단사업과 관련하여 북측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할 것과 당초 10년간 부여했던 토지사용료 유예기간을 6년으로 앞당겨 내년부터 적용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그동안 남측에 부여했던 모든 제도적인 특혜조치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현시점에서 개성공단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기존의 합의사항을 무시하고 남측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을 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개성공단 사업을 대남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명확하게 한 것이다. 우리가 조만간 PSI에 참여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PSI참여를 저지해보려는 수법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대남 전위단체인 이른바 조평통(3.30)과 인민군 총참모부(4.18)를 내세워 우리의 PSI참여는 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서울이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0Km밖에 되지 않는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같이 북한은 우리의 PSI참여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와 함께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은 실질임금 50여달러와 잔업수당 까지 합쳐 대략 90여달러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현실에서 북측은 수차에 걸쳐 임금인상을 요구해왔으나 합의서에 매년 5%이상을 인상할 수 없도록 되어 있고 우리 기업들의 채산성도 맞지 않아 북측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 줄 수는 없었다. 이같은 실정에서 개성공단사업에 대한 압박을 가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노임을 대폭 인상시키고, 토지 사용료를 받아들임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얻어 보려는 것이다. 현재 개성공단에서는 3만5천 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고 연간 북한은 개성공단에서 약 3천만 불 상당의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또한 북한은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는 상황에서 하시라도 남북 간의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고, 대화의 구실을 마련 할 수 있는 곳은 개성공단문제 뿐이기에 이런 저런 구실들을 축적해두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4월5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유엔의 대북제재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대외적인 유연성을 내비쳐 미북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속내도 담겨져 있다 할 것이다. 북한이 돈 문제가 됐든 향후 남북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기 위한 압박카드가 됐든 간에 남북 간에 접촉을 가졌다는 점에서는 나름대로 의의가 있다. 남북은 앞으로 개성공단 문제를 가지고 협상을 더 해나가야 하고 억류되어 있는 우리 측 인원의 신변을 확보하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다해야 하겠지만 북측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녀서는 안 된다. 그러함으로 우리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함께 PSI에 참여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단 PSI참여로 인해 더 큰 화를 불러일으켜서는 안 된다. 북한은 우리의 PSI참여 방침과 관련해서 ‘선전포고’라고 하면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PSI참여를 발표하게 되면 맨 먼저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800여명에 이르는 우리 측 근무자들을 인질로 잡거나 입출 입을 철저하게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울고 싶을 때 뺨대린 격’이다. 그러함으로 PSI참여 발표 이전에 개성공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우리 측 인원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이 먼저 강구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번 계기에 북한에 항상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개성공단 철수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