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추억

고향이 백령도인 나는 해병대에 관한 여러가지 추억이 있다.
아버지는 우럭잡이배를 타고 나가시고 어머니는 항구에서 그믈 손질로 품을 팔곤 했다
국민학교를 들어가기 전으로 기억하며 20년이 훌적넘은 일화이다.
그 시절 내겐 동무라곤 집에서 만날 낑낑거리는 누렁이 한마리가 전부였던 내게
내 무료함을 언제나 한방에 해소시켜주는 집근처 해병대 아저씨들에 관한 따뜻한
추억꺼리를 얘기해 보려고 한다

언제나처럼 심심하면 집을 나와 근처 얼기설기 철조망이 쳐져있는 군부대(해병대)로 향했다.
그곳은 식당 건물 뒤로 하수가 빠져나가는 개구멍이 있었으며 나중에 안것이지만
소위 짬 처리하는 잔반통이 있는 곳이였다.
그곳에 가면 해병대 아저씨들이 식사시간이 아니여도 간간히 지나다녔기에
항상 주로 애용하던 나만의 면회(?)장소이다.

이미 부대내에서 유명인사였던 나는 철조망 밖에서 코를 훌쩍 거리며 멀뚱이
쳐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샌가 빨간명찰의 아저씨가 다가와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연신 아는체를 해댔지만 나의 관심은 오로지 먹을것 이였다..

처음에는 그 근처에가면 억지스럽게 무서운 표정을 만들어 보이려 애쓰는 기색이 역력한 어저씨가 애들 노는 곳 아니라며 내& #51922;곤 했지만
이내 금방 친해지고는 서로들 나에게 뭐 하나라도 더 줄려고 아우성 쳤던것 같다..
그때 당시에 자기들 먹을것도 녹록치 않았을텐데 말이다.
무료하고 외톨이였던 시골 꼬맹이의 눈에 빨간명찰을 단 시커멓고 빡빡깎은 머리에 험상궂은 아저씨들은 그렇게 친근하고 친형같지 않을 수 없었다

자주보던 아저씨들이 안보이면 다른 아저씨가 다가와 아무개가 너 못보고 전역한다고 가슴아파했단 소릴 들으면서 그 당시는 별 감흥이 없었다.
어린 나이에 감정의 동요보단 먹을꺼 주는 아저씨가 없어졌다는 아쉬움..??

그러다 그 일이 일어났다.
백령도는 이상하게도 뱀이 많았다
그래서 어린나이에도 이미 독사와 비독사를 구분할 줄 알았고 독이 없는 뱀들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장난도 잘쳤던 내가 뱀에 물린것이였다
물고 도망가는 뱀을 정확히 보지 못해서 독사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린 자리의
통증이나 몸이 반응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기에 독사에 물렸다 생각했다.

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현기증을 참으며 걸었으나
눈을 떳을때 나를 지켜본 사람은 해병대 아저씨들이였다.
무슨 뱀인지는 모르겠으나 강한독을 가진 뱀은 아니였나 보다..
고랑길에 쓰러져 있는 나를 보고 그들이 들쳐 업은 것이였으며
응급처치와 해독주사까지 놔준 것이였다.
그렇게 내 생명의 은인은 이름도 모르지만 단지 빨간명찰의 해병대 아저씨들
이였단 것만 기억한다.

그때 이후였던것 같다.
나도 해병대에 가고 싶어 한것이..

그러나 난 결국 해병대에 가지 않고 특전사를 지원했으나 정보사령부 소속으로
4년넘게 군생활하다 전역하였다.
나 또한 내가 군생활 하던 부대에 자긍심이 있다.
그러나 난 타군과의 비교 우위를 점하려는 어리석은 논쟁은 하기 싫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국가에 충성해온 훌륭한 대한민국 남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까지 해병대에대한 가슴 아려오는 순애보가 있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