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마음껏 유포하고 다 처벌받아라

허위사실 마음껏 유포하고 다 처벌받아라

 

 ‘허위사실’ 논평을 언론자유로 아는 교수 -동아사설
 
 
인터넷 칼럼에서 병역을 마친 고위공직자들을 병역면제자라고 비판한 S대 홍성태 교수가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홍 교수가 병역면제자라고 주장한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공군 중위로,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홍 교수와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은 당사자들의 항의를 받고 칼럼 게재 5시간 반 만에 이들의 이름을 삭제했으나 이미 수많은 누리꾼이 퍼 가 아직도 그대로 올려놓고 있는 블로그가 많다.

 

안 장관과 이 수석을 병역면제자 명단에 처음 올린 사람은 박모 씨였다. 지난해 7월 박 씨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5, 6명을 올린 뒤 이 명단이 인터넷을 떠돌면서 15명으로 불어났다. 허위 사실이 지명도 있는 이른바 ‘사이버 논객(論客)’의 글에 인용되면서 사실처럼 인터넷 공간에 확산됐다. 박 씨는 경찰에서 “사실 확인 없이 재미로 명단을 올렸다”고 진술했다. 홍 교수는 “널리 유포된 자료의 신뢰성을 크게 의심하지 않고 인용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홍 교수와 프레시안은 허위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 피해자와 독자들에게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한번 손상된 공인(公人)의 명예와 인격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무책임한 사이버 논객과 누리꾼들이 별 생각 없이 퍼 나르는 허위 사실이 피해자에게 회복불능의 상처를 내는 흉기가 될 수 있다.

 

홍 교수는 “명예훼손으로 형사 입건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이런 조치는 교수로서의 나의 명예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명예와 언론 자유도 중요하겠지만 허위 사실에 근거한 논평으로 손상당한 다른 사람의 명예도 똑같이 소중하다. 교수가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근거로 확인도 하지 않고 논평을 했으면 겸허하게 반성하는 자세가 옳다.
 
참여연대 공익법센터(소장 박경신 고려대 교수)는 2007년 도입된 인터넷 실명제가 표현의 자유, 사생활의 자유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홍 교수도 참여연대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참여연대는 인터넷 실명제가 사실상 사전 검열이라고 주장하지만 인터넷 매체들이 댓글 실명제를 실시하면서 무책임한 막말과 근거 없는 주장이 크게 줄어들었다. 익명 뒤에 숨어서 올리는 인터넷 글의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대한다.